성대골 탐구생활


이 마을에 처음 발을 디딘 지도 벌써 5년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있던 길지 않은 그 시간 동안, 이곳 성대골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오래된 집들이 허물어지고 빌라가 들어서거나 키 작은 상가들 사이에 고층 건물이 세워졌습니다. 익숙하고 오랜 가게들은 사라지고 대형 마트가 들어서기도 했습니다. 정들고 친밀한 이웃이 멀리 이사를 가기도 했습니다. 누군가는 이런 변화를 아쉬워했습니다. 가치 있고 소중한 것들이 자꾸 사라진다고요.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조금 더 살기 편해지고, 장소에 활력이 생긴다고 환영했습니다. 변화를 경험하는 방식은 다양했고, 그 안에서 저마다의 다양한 입장이 생겨났습니다.


앞으로 성대골에는 크고 작은 변화가 계획되어 있습니다. ‘변화’라는 이름은 참 복잡합니다. 거기에는 과거에 대한 미련과 현재에 대한 관망과 미래에 대한 기대가 모두 엉켜 있습니다. 그러나 그 변화가 나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려면, 혹은 아쉬운 것으로만 남지 않게 하려면, 우리는 그 변화의 중심에서 그것을 관찰하고, 상상해보고, 한 수를 두어 보는 일이 필요합니다. 사실 무엇보다 우리 삶의 가장 일상적이고 밀접한 공간이기 때문에 쉬울 것 같으면서도 생각만큼 잘 알지 못 하는 곳이 바로 ‘동네’입니다. 이 동네의 변화를 먼저 말하기에 앞서,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어떤 곳인지, 누가 살고 있는지, 어떤 흥미로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등등의 관심은 나와 내가 사는 곳을 일치시키는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일치될 때, 우리는 변화를 단순히 수동적으로 겪는 것이 아닌 우리의 자신의 경험으로서 획득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책은 성대골에 들어와 마을을 거점으로 일거리를 찾아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이 쓰는 이야기입니다. 경로당에 계신 어르신들께 수십 년 전의 성대골 모습을 듣기도 했고, 동네 깊숙한 곳에 있는 편의점에 앉아 동네 손님들을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성대골 도서관 어린 아이의 눈으로 이 성대골을 그려보기도 했으며, 텅 비어 있는 골목골목을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약 없이 내놓아보기도 했습니다. 말하자면, 이 책은 동네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통해 성대골의 과거를 반추하고 현재를 기록하고, 미래를 꿈꿔보고 있습니다. 눈길이 닿지 않는 사소한 대상에서부터 성대골을 탐색하고 발견해보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동안의 마을의 변화의 과정을 함께 해왔던 공간과 사람들을 소개하고자 했습니다. 청춘플랫폼, 대륙서점, 청춘캠프, 에너지슈퍼마켙은 이 동네를 더욱 잘 알고, 적극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당신의 좋은 동네 가이드가 되어줄 것입니다.


성대골은 앞으로 큰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몇 년 후면 또 다른 장면들이 동네에서 발견될 것입니다. 그리고 후일 지금의 이 기록도 그 변화의 한 켠을 담당하고 있기를 바라봅니다.


책임편집  권유미

기획제작  권유미 김동리 김요한 김지은 오승희 원대한

  권유미 김수연 김요한 김지연 김지은 문승규 이민정

일러스트/사진  강민성 김지연 류아정 이민정 이전수

편집디자인  이전수

기획총괄  서울시 주거환경개선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