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울 어린이 도서관

‘주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행복한 문화 공동체’

서초 보금자리 단지는 외곽에 위치하여 지리적 여건상 문화시설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보금자리에 새롭게 입주한 주민들이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도서관 준비모임을 구성하였고, 2014년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의 주민제안사업을 통해 지속적인 문화 공동체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BLANK에서는 주민제안사업을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소의 비용으로 아이들이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하고 시공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자기만의 아지트를 갖기 힘든 도시에서 적어도 이곳만큼은 딱딱한 공간이 아니라 매일 놀러 가고 싶은 즐거운 공간이 되기를 바라며 설계를 진행하였습니다. 숨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계단을 오르고 미끄럼틀을 타며 책을 고를 수 있는 공간 등을 배치하여 책을 중심으로 아이들이 공간을 적극적으로 경험하고 활용하도록 하였습니다.

설계 과정에서 부모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아이들의 안전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걱정도 있었지만 원목과 쿠션을 이용하고, 모서리 처리를 최대한 부드럽게 하여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예산 문제 때문에 전체 70평 중에 40평 정도 되는 공간만 설계를 진행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이웃과의 관계가 더욱 단단해지기를 기대합니다.

개관 이후, 아이들이 작은 방과 미끄럼틀을 너무 좋아해서 고민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놀이가 사라진 요즘에 아이들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책 한 권을 읽는 것보다 더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우리 주변에 놀이터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지금, 학원이나 유치원이 아닌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